올연말 바젤Ⅲ 규제 적용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산출 최저한도의 단계적 상향이 시작되면서 은행권이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생산적 금융에도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자본비율 하락 압박도 관리해야 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른 바젤 표준방법 대비 내부등급법(IRB) 산출 RWA의 최저한도가 현재 65%에서 내년부터 70%로 5%포인트 오른다. 오는 2028년에는 72.5%까지 높아진다.
내부등급법을 쓰는 은행일수록 자체 모형으로 산출한 RWA가 표준방법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최저한도가 올라갈수록 이점이 줄어든다.
문제는 자산 유형별로 압박의 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개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나 우량 기업여신처럼 내부모형상 위험가중치(RW)가 낮게 산정되는 자산은 최저한도 상향에 직격탄을 맞는다.
대안정보(통신·유통 데이터 등)를 활용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도 마찬가지다. 신용평가 정교화를 통해 부도율을 낮추면 내부등급법상 절감 효과를 일부 누릴 수 있지만, 최저한도 규제가 상향되면 효과는 희석될 수 있다.
RWA 최저한도가 높아지면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하락하게 된다. 금융지주들은 밸류업 기조 속에 공격적 주주환원 계획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자본비율 하락은 배당·자사주 매입 여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부터 최저한도가 5%포인트 오르면 내부등급법을 고수하기 어려운 자산군이 많아질 것"이라며 "어떤 자산을 줄이고 어떤 자산을 키울지 시뮬레이션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으로 은행마다 적용되는 부담 수준이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주주환원 방어를 위한 RWA 효율화와 중저신용·생산적 금융 확대라는 정책 수요, 수익성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최저한도 상향 일정과 함께 자본 규제 인센티브 체계를 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조치가 없으면 은행들은 위험가중치가 낮은 우량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신한은행 같은 경우 IRB상 RWA가 63~64%로 시중은행 중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안다"며 "금융지주는 표준법을 사용하고 있어 CET1 비율 영향이 제한적일 수는 있지만, 목표에 따라 은행의 우량 기업여신을 더 늘리는 게 금융지주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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