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초점)-과열 언급 없는 통화긴축 시그널, 대규모 재정확대엔 그린라이트(?)
서울, 6월1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6월 첫째 거래일부터 채권시장이 크게 밀리고 있다.
법인세 증가와 명목 국내총생산(GDP) 확대에 따른 대규모 초과세수가 국채 발행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 통화긴축과 대규모 재정확장이라는 모순적 조합이 채권투자의 기대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낮춰갈 것이라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연일 한국경제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고강도 통화긴축 가능성을 언급하며 원화 채권시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경기와 자산시장의 과열 가능성에 대해선 이렇다 할 경고 신호를 내놓지 않고 있어 혼란이 커지고 있다.
▲ 가격 선반영+초과세수 기대에도 흔들리는 채권시장
LSEG에 따르면 1일 오후 2시25분 현재 3년 국채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6틱 하락한 103.17, 10년 선물은 70틱 내린 106.80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예상을 크게 웃돈 정부의 국고채 발행물량 축소 조치와 월말 세계국채지수(WGBI) 관련 수요 유입에 힘입어 기록했던 금리 낙폭을 상당 부분 반납한 상황이다.
전주말 시장금리 급락폭 과대 인식에 이날 약세로 출발한 채권시장은 신현송 한은 총재의 매파 발언이 전해진 후 낙폭을 키웠다.
신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2026년 BOK 국제 콘퍼런스'의 패널 토론에서 한국의 경제성장세가 강력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통화정책 딜레마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 한국의 경우 장애물이 적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주택가격과 가게부채, 환율 등 모든 지표들이 같은 (통화정책)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훨씬 커진 운신의 폭을 가지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다"라며 "강력한 반도체 업황 수치가 향후 명목 GDP로 나타나 명목성장률이 아주 클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가계부채에도 공공부채에도 상당히 유익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런 우호적 여건을 (통화당국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 총재의 발언은 기준금리 임박 신호를 명확하게 줬다는 평가를 받은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발언과 맞물리며 파장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 업황 사이클과 맞물린 현재의 국내경기 호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과 중동발 에너지 수급 우려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채권시장의 컨센서스긴 하다.
채권시장이 올해 하반기 두 차례, 내년 상반기 두 차례 금리인상을 선반영하고 있는 만큼 아무리 금통위가 매파 시그널을 냈다고 해도 어느 정도 충격 버퍼도 있었다.
재정경제부는 금통위 회의 직후 6월 국고채 발행량을 5월보다 4조원 줄인 15조원으로 발표하는 등 시장안정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가동했다. 향후 예상되는 대규모 초과세수를 감안해 채권시장의 공급 부담을 줄여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혔고 이는 채권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 통화긴축·재정확대 조합에 딜레마..채권투자자 혼란
문제는 역대급 반도체 업황 호조 속에서도 대규모 재정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정부의 스탠스가 채권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당국은 경기나 자산과열에 대한 이렇다 할 입장 없이 강력한 긴축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정부는 국내경제가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보니 금리 방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청와대와 정부는 초과세수를 나라 빚을 갚는 데 쓰기보다 구조적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통화긴축에 대한 한은 총재의 목소리가 강해질수록 채권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단순히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데 재정을 집행하든 신성장 산업과 전략기업에 대한 지분매입 형식의 투자를 늘리든 물가와 성장 등 단기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A국내은행 파생상품운용부장은 "한은 총재가 통화긴축 의지를 강하게 밝히는 건 이해되는데 경기가 과열돼서 자산가격이 급등하고 금융불안정이 커지니 적극 재정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은 없다"라며 "둘을 같이 하려고 하니까 환율도 오르고 채권금리도 오르는 건데 경제가 펄펄 끓는 걸 막겠다는 사람이 안 보이니 시장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권투자자들에게 급진적 통화정책과 확장재정 조합의 결과는 분명하다"라며 "한은 총재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면 지금 국내 자산시장이 과열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그 부분에 대한 의견을 모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B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지난 주말에 국채발향물량 축소와 WGBI 수요로 채권이 강해질 때도 이자율스왑(IRS) 시장에선 역외 리시브 포지션의 대규모 손절 이야기가 들렸다"라며 "IRS가 연내 4회의 금리인상을 반영한 게 과도하다며 들어왔던 포지션이 지금 한 발 더 물러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과세수 때문에 지금 정부가 국채발행 물량을 줄이지만 7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8월 말에 정부가 내년도 대규모 확장 예산 계획을 밝히면 채권투자자는 빠져나올 길이 없다"라며 "지금은 단기 오퍼 유인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 지방선거 전 당국 메시지 자제 가능성.."일단 기다려보자"
시장에선 통화, 재정당국이 경기와 자산시장의 안정적 운영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배경으로 지방선거를 꼽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엔 당국의 초점이 자산가격 안정 등에 맞춰지면서 좀 더 균형잡힌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과도한 채권투자 비관론에 사로잡히기보다 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원화채 포지션이 깊은 곳은 IRS로 먼저 헤지했다가 나중에 다시 채권을 줄이는 식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라며 "한은 총재가 강성 매파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방선거 이후에 정책당국의 커뮤니케이션이 일정 부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과도한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정부나 시장이나 큰 상황인 만큼 당국이 주가를 안정시키는 쪽으로 움직이면 채권에 반사이익이 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이면 국내 주가가 빠지면 환율도 오히려 빠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앞의 A은행 파생운용부장은 "지금 코스피지수가 워낙 빨리 오르니 역외 기관들은 리밸런싱이 당면과제"라며 "원화 자산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울 수 없으니 주식을 팔고 다른 나라로 들어가려고 환전하는데 여기에 대고 외환시장 개입해서 달러 강세를 막으면 외국인만 좋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오히려 주식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며 "선거 이후에 대통령이 국내 재정을 시장 우려처럼 적극적으로 늘리지는 않겠다는 균형잡힌 신호를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Bond Desk > Bond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정선미의 돈터치] 금리 오르는 것과 시장이 망가지는 것 (0) | 2026.06.02 |
|---|---|
| ■ 한국 정부, 일일 유선 통화 및 단체 대화방 통해 채권시장 모니터링 강화_블룸버그 (11:55) (0) | 2026.06.01 |
| 26.05.29 (0) | 2026.05.29 |
| [뉴스콤] (속보)이억원 "채권시장은 글로벌 금리 상승에 연동돼 금리 상승 흐름. 채권시장 안정프로그램 5.4조원 착실히 집행 중" (0) | 2026.05.26 |
| [로이터] (POLL)-신현송 총재 첫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3분기부터 인상 예상 (0) | 2026.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