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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금리 별로 안 떨어졌잖아"..브레이크 걸린 보험부채 할인율 규제완화에 복잡해진 채권방정식 - Reuters News
금융당국이 '보험부채 할인율 연착륙 방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규제 완화를 기정사실화하며 움직였던 채권시장에도 파장이 일 전망이다.
'보험부채 할인율 연착륙 방안'에 따라 최종관찰만기 확대 속도가 늦춰지면 보험사들이 급하게 장기채권이나 본드포워드를 매수할 유인이 떨어지는 만큼 시장 수익률도 영향을 받게 된다.
금융당국이 자문위원회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경우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본드포워드 매수에 소극적으로 나섰던 보험사들이 지급여력(K-ICS, 이하 킥스) 비율 방어를 위해 급하게 포지션 확충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 조정 전망에 줄어든 본드포워드 매수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은 학계와 업계, 유관기관 전문가로 구성된 '할인율 운영 자문위원회'가 제출한 할인율 연착륙 방안을 놓고 장고 중이다. 자문위원회는 올해 들어 보험사 킥스 비율이 급락한 데 따른 대응 방안으로 최종관찰만기 확대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종관찰만기는 보험사가 킥스 비율을 산정할 때 만기 20년 이상 채권의 금리 리스크를 산정하기 위해 활용하는 가상의 만기다. IFRS17과 킥스 비율 도입 이후 보험사 자산과 부채는 모두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데 초장기 만기 채권의 거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보니 도입된 제도다.
당초 금융당국은 최종관찰만기를 지난해 20년에서 올해 23년, 내년 26년, 2027년 30년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문위는 검토 끝에 최종관찰만기를 현재 수준에서 멈춘 뒤 2027년부터 1년씩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2033년에야 최종관찰만기가 30년으로 확대된다.
일부 보험사들은 그동안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해 왔다. 올해 들어 보험사 킥스 비율이 급락하면서 규제 완화 요구 강도는 거세졌다.
부채의 듀레이션이 자산의 듀레이션보다 긴 경우가 많은 보험 계약의 특성상 금리 하락기에 킥스 비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 부채를 평가하는 할인율이 낮아져 부채 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 갭이 확대돼 결과적으로 킥스 비율이 하락하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관찰만기가 30년으로 확대되면 현재 20년물 금리보다 낮은 30년물 금리가 할인율에 반영돼 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나게 되고 보험사 부담도 커지게 된다.
이같은 금리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그동안 만기가 긴 장기채권 매입을 통해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거나 금리 하락시 가치가 상승하는 본드포워드를 매수해 대응해 왔다.
전세계적인 재정확대 전망 속에 주요국의 장기금리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원화채 장단기 수익률 곡선이 여전히 역전돼 있는 것은 이처럼 특수한 규제 환경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보험사 입장에선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이 뒤로 미뤄질 경우 현재 수준 금리를 할인율에 반영할 수 있어 추가적인 킥스 비율 악화를 막고 장기 자산-부채 관리(ALM) 전략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 조정 전망이 확산된 최근 보험사의 장기채권, 본드포워드 매수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A국내은행 딜러는 "금융당국이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을 조정해준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후 일부 초장기물 현물 채권과 본드포워드 거래량이 확실히 줄었다"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대표는 "금융당국의 스케줄대로라면 보험사들은 30년물 금리가 낮아질수록 채권과 본드포워드를 더 사야 하는 상황이었다"라며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이 유예되면 30년물 국채 수요가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장기 본드포워드가 실제로 줄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화채 수익률곡선이 워낙 누워 있는 데다 규제 완화 이슈도 있다 보니 헤지펀드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라며 "헤지펀드가 30년 현물을 거래할 수는 없다 보니 TRS(Total Return Swap, 총수익스왑)이나 대차 등을 문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유보적 입장 보이는 당국..'금리 많이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하지만 금융당국이 자문위원회의 '할인율 연착륙 방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규제 완화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장기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시장금리 하락으로 킥스 비율이 크게 악화하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자문위원회 주장의 무게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생각보다 많이 내려가지 않아서 최종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라며 "시장 분위기가 애매해 규제 완화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의 한 관계자는 "당국에선 금리가 많이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규제 완화 여부는 조금 더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라며 "시장금리 방향성이 문제"라고 말했다.
할인율 규제 완화에 대해선 보험업계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국의 할인율 현실화 일정에 맞춰 장기채권과 본드포워드 매수에 집중했던 보험사들은 규제 완화로 손해를 보고, 그동안 이익 확보에만 몰두해 킥스 비율 관리에 소홀했던 보험사들이 오히려 이익을 보게 되는 제도 개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규제 완화 여부가 단기적으로 장기채권 수익률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료지만 중장기 수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 규제가 할인율만 있는 게 아니고 기본자본도 있어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이 유예된다고 해서 채권 매수가 크게 줄 것 같지는 않다"라며 "보험사 수요 대비 채권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완화가 안 되더라도 당장 채권 매수가 더 늘어나는 건 아니고 후순위채 발행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D보험사 관계자는 "할인율 규제가 완화되면 원래 일정대로 준비해 놓았던 모범생들은 굉장한 손해를 입게 되고 규제를 안 맞춘 채 징징대는 곳들만 이익을 얻게 된다"라며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도 당장 ALM 관리의 절박함이 떨어질 뿐이지 채권을 안 사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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