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nd Desk/Bond News

[로이터] (초점)-채권 발행 시급하지 않다는 은행들..'과도한 머니무브 우려' 지적과 통화정책 변수

[로이터] (초점)-채권 발행 시급하지 않다는 은행들..'과도한 머니무브 우려' 지적과 통화정책 변수


서울, 2월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최근 증시 활황 속에 은행 예금 이탈에 따른 채권 수급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대해 시장 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에선 당장 무리해서 채권을 발행할 정도의 자금 수급 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시장에선 예금 이탈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할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은행채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머니무브 우려 확산과 함께 벌어지는 신용 스프레드

민간평가사에 따르면 지난 4일 국고채 1년물 금리는 2.70%,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22%, 국고채 5년물 금리는 3.54%를 기록했다. 연초보다 각각 16bp, 23bp, 30bp씩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은행채 AAA 1년 금리는 2.78%에서 2.97%로 19bp 상승했고 여전채 AA+ 금리는 3.01%에서 3.09%로 8bp 올랐다.

시장참가자들이 주목하는 건 최근 신용 스프레드 확대 압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4일 기준 은행채 1년물 스프레드는 전주보다 5.8bp 확대됐고 여전채 1년물의 경우 8bp 이상 벌어졌다. 연초 신규 자금 집행에 힘입어 신용 스프레드 축소 압력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지난달 말부터는 신용 스프레드 확대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공식화한 이후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물의 수익률 우위가 약해져 투자 유인이 줄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채권형펀드 환매와 함께 두드러지고 있는 은행 예금 이탈 역시 신용 스프레드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51조 5379억원으로 전월보다 22조 4705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이 20조원 넘게 줄어든 것은 202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정기예금 잔액도 같은 기간 2조 4133억원 줄었다.

반면 주식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말 12월 말 87조 8291억원에서 지난달 말 106조 324억원으로 한 달 사이 18조 2033억원 증가했다.

시장에선 은행 예금에서 빠진 자금이 주식으로 쏠리면 채권 수급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 "우려 과해..급하게 채권 발행할 상황 아냐"

이같은 은행발 수급에 대한 우려는 자금 조달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기 은행채 발행 수요 확보가 어려워진 일부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짧은 만기 채권으로 눈을 돌리면서 단기금리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2.68%를 저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3개월 CD금리는 지난 4일 2.75%를 기록해 2주 동안 7bp 상승했다.

은행권에선 예금 이탈에 대한 채권투자자들의 우려가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월 예금 이탈 규모는 통상적인 기업 자금 수요를 감안해 자체 예상했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장 채권을 무리해서 발행할 정도로 은행권의 조달 수요가 강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A국내은행 자금부장은 "과거 1,2월 상황과 비교할 때 은행 전체적으로 예수금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12월에 법인이 현금으로 넣었던 게 1월에 빠지는 건 계절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이번에 빠진 건 통상 수준보다 조금 더 많은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듀레이션이 긴 채권을 사는 데 보수적으로 나오다 보니 조달 여건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아직은 채권을 무리하게 발행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B은행 자금부장은 "지난해 12월에 들어왔던 대기업, 금융기관 자금이 1월에 빠졌는데 예금 쪽과 관련해 현재 내부적으로 큰 고민을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생산적 금융이 올해 화두다 보니 그 쪽에서 얼마나 발행 수요가 있느냐 정도가 관건인데 시장 수급을 움직일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 "2022년과 달라"..한은 금리인상 여부 변수될 수도

시장에선 레고랜드 사태 후폭풍으로 신용스프레드가 150bp까지 벌어졌던 2022년과 같은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금은 2022년처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같은 시스템 리스크를 우려하는 단계가 아닌 만큼, 시장금리가 일정 부분 오르면 대기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C은행 스왑딜러는 "시장에선 은행 예금이 빠져 주식예탁금으로 간다고 걱정하지만 주식 예탁금으로 간 자금도 남는 건 증권사들이 다시 은행 에금으로 집어 넣는다"라며 "1월 중순부터 지방은행쪽 자금이 빡빡해지면서 단기 은행채 금리 상승 압력이 있긴 한데 아직은 큰 흐름의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예금 이탈 속도가 줄지 않는 가운데 통화정책 기조 전환 우려가 수면 위로 부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계감을 늦출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의 A은행 자금부장은 "시장금리가 폭등하는 건 결국 기준금리 인상이 수반될 때"라며 "한은이 과연 인상 사이클로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현재 물가 등을 감안할 때 아직 인상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시장금리가 어느 정도 레벨에 도달해 기대수익이 나오는 구간에 진입하면 자금이 유입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