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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인터뷰)-이승헌 전 한은 부총재 "인상 시그널 아직 일러..환율 1400-1470원 자연스러운 범위"

 [로이터] (인터뷰)-이승헌 전 한은 부총재 "인상 시그널 아직 일러..환율 1400-1470원 자연스러운 범위"


서울, 2월9일 (로이터) 박예나ㆍ김주연 기자 - 이승헌 전 한국은행 부총재는 현재 국내 경제 성장 모멘텀과 물가 여건을 감안할 때 통화당국이 인상 시그널을 주기엔 "아직 다소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부총재는 6일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에 압력을 미치리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은 균형적이라고 진단했다. 물가의 상방리스크는 있지만 아직 성장 모멘텀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가격상으로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하며 움직이는 최근 채권시장에 대해 이 전 부총재는 "방향성은 그럴 수 있지만 시장이 너무 성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로 유지해 5회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통화정책방향 성명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문구를 삭제하자 채권시장은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해석했다. 1월 금통위 회의 이후 국고채 3년 금리는 꾸준히 올라 6일에는 2024년 6월 이후 최고치인 3.233%에 마감했다.

이 전 부총재는 집값과 인플레이션 간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험에 비추어 보면 물가 상승률이 튀기 전 집값이 먼저 움직인다"면서 "지금은 과거에 비하면 그렇지 않지만, 만약 집값이 지금보다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면 여러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되겠지만 금리도 중요한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정책은 집값 자체가 아닌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보유 비용을 높이지 않으면 잡기 어렵다"면서 보유세 인상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대한 주택 공급 확대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투자수단으로써의 부동산 가치가 계속 유지된다면 시장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주춤해졌지만, 5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거듭 밝혔다.

▲ 기대 환율 높아져..”1400~1470원 자연스러운 범위”



한국의 총저축률이 총투자율을 웃도는 구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국내에서 창출된 저축이 국내 투자로 충분히 흡수되지 못하면서 구조적으로 대외 자본 유출 압력이 형성되고, 이러한 흐름이 서학개미와 국민연금 해외투자 확대라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가치가 지지되고, 변동성이 커지긴 했지만 미국 주식시장이 여전히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점도 원화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미래 기대 환율이 중요한데 그 수준이 올라와 있다. 지금 1400원대는 이미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옳고 그름을 떠나 환율 1400원에서 1470원까지는 자연스러운 범위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환율이 1450원 위로 올라가는 국면엔 불확실성과 심리적 부분이 상당히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의 시장 대응과 여러 정책 제시는 시장 심리 조절 측면에서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예상 수준 이상으로 확산하지 않다는 전제 아래 "환율이 1500원을 쳐볼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선 환율을 밀어 올릴 만한 모멘텀은 심리적인 것 이외에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재는 시장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수급 대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 체계에서 국내 투자를 더 늘리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굉장히 큰 변화"라면서 "수급 구조 자체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은 인위적으로 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과도 관계가 있지 기업 거버넌스 문제를 잘 관리해 국내 투자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나온다면 국내 투자에 대한 욕구는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